양악수술을 하게 된 계기
골격성 부정교합으로 인해 앞니 정중선이 비틀려 있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치아가 맞물리지 못하고 반반씩 비스듬히 걸쳐있는 모습이었다.
이 때문이었는지.. 소화불량을 달고 살았고 턱관절이 주기적으로 매우 아팠다.
입을 다물고 있으면 티가 나지 않았지만
웃거나 말을 하게되면 한쪽 입꼬리가 자꾸만 위로 올라와
답답한 마스크가 오히려 컴플렉스를 가리는 수단이 되었다.
수술을 결심했을때쯤에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세수할때 빼고는 거울이 보여도 일부러 쳐다보지 않으려고 했고
이러한 외모로 인해 자기혐오에 더욱 빠져들게 되었다.
죽을 수도 있는 수술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실제로 난이도 높은 대수술이기에
신중에 신중을 거듭했어야 했지만
내 부정교합은 오직 양악수술로만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순간부터
거의 고민없이 수술을 확정지었다.
양악수술 보험 기준 [국민건강보험공단]
* 선천성 악안면 기형으로 인한 악골발육장애
(구순구개열, 반안면왜소증, 피에르 로빈 증후군, 크루즌 증후군, 트리쳐 콜린스 증후군 등)
* 종양 및 외상의 후유증으로 인한 악골발육장애
* 뇌성마비 등 병적 상태로 인해 초래되는 악골발육장애
* 악안면교정 수술을 위한 교정치료 전 상하악 전후 교합차가 10mm 이상인 경우
* 상하악 중절치 치간선(dental midline)이 10mm 이상 어긋난 심한 부정교합
* 양측으로 1개 치아씩 또는 편측으로 2개 치아 이하만 교합되는 부정교합
누가봐도 수술이 필요한 심한 부정교합이라 해도
보험적용은 아주아주아주 어려워서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양악수술을 진행한 병원, 양악수술 상담
강남에 위치한 모 개인구강악안면외과에서 진행했다.
(양악수술은 치과계의 대수술이므로
반드시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에게 받아야 한다.
성형외과에서 진행해서는 절대 안된다.)
CT촬영으로 얼굴뼈 전체적으로 상태를 체크한 후 원하는 스타일도 얘기하고
개선되길 바랬으면 하는 부분들도 말씀드렸다.
다니고 있던 직장에는 진단서를 제출하고 1달의 병가를 냈다.
병가일수를 고민하고 있다면 최소가 4주 라고 얘기하겠다.
(그것도 편안해져서 일을 나가는게 아니라 이제야 조금 살만해진 정도이다.. )
양악 수술 준비물
가습기, 각티슈, 도넛방석, 목베개, 드로잉 패드 내지 메모장,
여분속옷&양말, 휴대폰 충전기, 모자,
다이소 소스통(물마실때 필요하다. 빨대는 수술부위 압력 높일수 있어서 사용이 불가능하다.),
무중력의자의 필요도에는 별 다섯개를 주고 싶다. (네이버에서 6만원 정도에 구매 가능하다. 집에서 이거 없었으면 수술하고 계속 잠 못잤을 것이다.)
양악수술 비용
1570(수술비) + 650(교정비용) 들었는데
한군데만 상담받고 바로 수술결정을 하는 바람에 다른곳이랑 비교는 불가하다.
아마 개인구강악안면외과는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양악수술 후 음식
극악의 통증때문에 음식생각이 덜 난다고 해도..
모든게 우리가 아는 맛인지라 힘들수 밖에..
음식을 씹을 수 없기 때문에 너무 고통스러웠다.
고영양유동식인 뉴케어를 먹어야하는게 일반적이지만 구역질이나고 도저히 못먹겠어서두유, 요구르트로 일주일간 연명하며 무려 10kg를 감량했다..너무 아프고 입이 벌어지지 않는데 5개가 넘는 큰 알약을 한개씩 삼킬때마다 정신이 아득해져왔다.
1주씩 지나며 연두부, 곤약젤리, 생과일 주스같은걸로 먹을 수 있는것을 넓혀갔다.
3주차에 라면을 먹었는데 의외로 라면이 치트키였다. 먹을 수 있는 음식중에 가장 자극적인 음식이 되주었다.씹어서 먹어도 이렇게까진 안먹는다 싶을 정도로 잘게 잘라서 삼키면 된다.
2달째에 치킨을 먹었는데 눈물이 날 뻔 했다.
양악수술 후 통증, 관리
일단 수술 직후에는 혈압이 올라 머리가 박살날 것 같은 두통에 시달렸고
숨이 안 쉬어져서 이대로 죽을 수 있다는 공포감에 계속 휩싸였다.
너무 고통스럽고 아파서 새벽내내 콜벨을 눌러 당직 간호사선생님을 힘들게 했다.
답답한 땡김이를 착용하고 얼음찜질을 계속 해주었다.
양치질은 아기칫솔로 일주일 후에 가능했고, 워터픽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헥사메딘 가글은 치아가 검게 착색될 수 있다고 하여 하지 않았다.
산책을 해주지 않으면 회복이 더욱 더디다고 해서
터질듯한 얼굴을 하고 극한의 통증을 참으며 산책했을때가 떠오른다..
매순간이..
정말 그냥 다 없던일로 하고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었다.
잠도 30분이상 자질 못했고..
눈을 뜨는 순간부터 통증에 시달리다가 통증으로 끝나니까
철천지 원수에게나 시켜야 되는 수술이라고 생각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통증이었다.
수술후 2주까지가 최대치의 극한 고비였다.
양악수술 후 부작용
현재 수술 후 1년이 지났다.
천천히 돌아오고 있던것 같았던 얼국 감각이 어느순간부터 회복이 더디면서
마취한듯한 얼얼한 느낌으로 고정되었다.
애초에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는 것을 알고서 진행했지만
막상 언제 끝날지 모르는, 혹은 평생가져가야 할 부작용을 떠안은 상황이다.
다행히 외적으로는 아무 이상이 없고
앞니 정중선은 너무 꼭 잘 맞으며,
전처럼 웃을때 말할때 입을 가리지 않아도 된다.
수술하기 전에 다양한 후기들을 읽었었는데
감각이상 부작용을 겪고 있어도
수술하기 전으로는 돌아가기 싫다는 여러 게시글을 봤었다.
나도 내가 그 중 한 사람이 실제로 될 줄은 몰랐지만..
나또한 수술전으로는 절대 돌아가고 싶지 않다.
정작 주위 사람들에게는 수술 전후 차이를 전혀 모르겠다는
말도 많이 들어서 슬프지만
나 자신의 깊은 컴플렉스도 해소가 되고
사랑하는 사람도 만나고
매일 거울도 맘편히 보고
이빨을 보면서 뿌듯해하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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