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병동안에서 생일을 보내게 된 환자를 축하해준적 있는지?
A. 생일인것도 당연히 잘 모르고,
환자가 얘기하게 되면 알게되어서 그냥 축하드린다고만 얘기하는 편이다.
케이크는 반입 금지 물품에 속한다.
케이크 자체는 문제가 아닌데, 케이크 칼도 그렇고, 케이크 판 위에 고정되있는것도
위해도구로서 위험하다고 본다.
개방병동 근무할때 어떤 여자 환자분이 제발 먹게 해달라고 펑펑 오셔서
간호사실에서 케이크 잘라서 플라스틱 접시에 덜어드린적은 있긴하다..
Q. 정이 들었던 환자가 퇴원하게 된다고 했을때 어떤 기분이었는지?
A. 치료진-환자의 관계의 선은 꽤 어려운 축에 속한다.
개인적인 감정교류를 하면 안되다 보니, 말이나 표정으로는 티를 내서는 안된다.
환자가 정이 든거랑 아쉬움을 표현해도,
무덤덤하게 객관적으로 반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속으로는 아쉽고, 그 환자의 앞날이 행복하길 바란다.
Q. 근무전, 근무 후 정신과 병동에 대한 인식 변화는 어떤지?
A. 근무전에도 간호학생 시절에 실습을 했기 때문에 어떤 분위기인지는 알고 있었다.
학생때도 정신건강간호학을 가장 좋아했었다.
스스로의 문제점이나 주위 사람들의 문제에 대해 정신적으로 분석하며 알아볼 기회도 되었기 때문이다.
간호학생으로서 실습을 처음 나갔을때는 사실 무섭다는 감정이 컸었던것 같다.
눈빛이 조금 다르다고 느껴지는 것도 있고 기이한 행동을 하시거나 그런 환자들도 계셔서 그랬다.
그래도 대화해보면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는걸 알게 된다.
오히려 순수하시고 솔직하신 분들이 많다.
그런걸 알고 있어서인지 근무 전후의 인식변화는 그렇게까지 크지 않았다.
Q. 길거리에서 환자들을 마주친 적은 없었는지?
A. 있었다.
아무래도 근무하는 곳이랑 비슷한 동네에서 살다보니까 마주칠 일이 생기더라.
그럴때는 먼저 눈치채고 사라지거나, 알아보시면 그냥 인사만 드리고 사라진다.
대화가 길어지면 안된다.
(이거는 그냥 들은 얘기인데, 근무자가 퇴근할때 따라가서 집을 알아내고
스토킹했던 환자도 있었다고 들었다.)
그래서 오래 근무하신 분들의 얘기로는,
가급적이면 병원이랑 거리가 조금은 먼 곳에서 살고,
퇴근할때 조심하라고 일러주셨다..
그 환자가 나쁘고 안나쁘고 따지기 이전에,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되니깐
사전에 조심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다.
Q. 환자들은 퇴원을 언제하는지?
A. 입원을 하게 된 원인이 호전되거나 제거되면 퇴원 수순을 밟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 그러한 과정없이 퇴원하게 되는 경우가 다수이고,
그렇기 때문에 재입원도 흔하게 하게 된다.
입원을 거부하고 갇혀있다는 사실을 끔찍해하고 답답해하며
끊임없이 퇴원요구를 하는 환자들도 있는 반면에
병원생활에 적응하거나 안주하게 되어 계속해서 병원 생활을 원하는 환자들도 있다.
100명중 1명이 걸릴 정도로 흔한 질병인 조현병 환자의 경우
가족들이 가정에서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병원에 평생 맡기는 경우가 대다수 이다.
병원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역사회에 나가서 잘 어우러져 사는것이지만
안타깝게도 그것은 이론일 뿐 현실에 부딪힌 개인의 가정에서는 어렵다.
각자의 생업을 이어가야 하며
환자의 질환에 대한 증상과 문제행동에 대해 끊임없이 대처하는것이 곤란하기 때문이다.
Q. 환자들이 병원 생활을 어떻게 하는지?
A. 대부분 정해진 루틴대로 흘러간다.
정해진 시간에 흡연, 식사, 투약을 하고 그 외에는 독서를 하거나 바둑을 두기도 하고
TV를 보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일과를 모두 잠으로만 보내는 환자들도 있어서 주간에는 깨우고 활동을 하도록 격려한다.
사회복지사들이 진행하는 사회기술훈련, 음악&영화치료프로그램 등등에 참여하도록 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환자들이 대부분이다.
주치의가 주기적으로 올라와 개인면담을 진행하기도 하여 환자의 고충과 증상에 대해
분석하고 약을 조정하기도 한다.
조현병의 음성증상이 두드러지는 환자의 경우에는 개인위생 챙기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스스로 양치를 하거나 샤워를 하도록 독려하고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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