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정신과 의사,간호사는 계속 정신과 환자들과 같이 있는데
정신적인 데미지 여부
A. 확실히 환자에게 영향과 데미지를 받게 된다.
왜냐면, 환자들 증상에 따른 부적절한 언행들에 반응과 처치를 해줘야 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그 말들이나 행동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될 수 밖에 없다.
환자분들 마다 의료진에게 기대하는 정도와 방식도 존재하기 때문에 그에 어느정도는 부응해야 하는 것도 있다.
대부분 평소에 듣지 않을 말들에 대해 생각해봐야 하는 상황이 많다.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것들이나 비약이 심한 경우도 있다.
그런것에 감정적으로 대응해서도 안되고, 지나치게 이성적으로 차갑게 대응해서도 안된다.
그런 부분에서 소통의 기술이 필요하다.
설명해서 이해시키는 것은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특히 환자와 함께 웃을 수 있는 유머가 중요하다.
다른 진료과는 신체질환명으로 입원해서 치료되거나 호전되거나 사망하거나로 나뉘는게 일반적이지만,
정신과 질환, 예를 들어 조현병 같은 경우 증상 완화는 있어도 완치는 어렵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사실상 평생입원이라 봐도 무방한 분들이 많다.
입원하신 조현병 환우분들은 여기가 집이나 마찬가지가 되었으니,
환자의 가족분들이 겪어야하는 일들이나 역할을
높은 비율로 치료진이 감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율로 보면 조현병, 조울증 환우분들이 증상으로 인해 부적절한 언행과 반응을 가장 많이 보여주는 편이다.
거의 준가족의 느낌이라고 보면 쉽다.
환자분들은 대부분 폐쇄병동에서 갇혀지내면서 외부 사회와 격리되어 다른 인간관계가 없고,
의료진 또한 집에 있는 시간보다 일하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고,
가족보다 더 많이 보는게 환자분들이기도 하다.
하물며 자주 만나는 친구에게서도 영향을 받는데 환자들에게 영향을 받는 일은 불가피하다.
정신과에서 근무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이러한 상황은 더욱 뚜렷하게 겪을 수 있다.
나같은 경우는 우울감이 심한 환자분들이 나에게 쏟아내는 말들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고 큰 영향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말 한마디 한마디에 의미부여하지 말고 개인적인 상황과 겹쳐보지 않도록 해야한다.
모든 언어와 행동은 의료진-환자의 관계 바운더리 안에서 치료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좋은 영향이든, 나쁜 영향이든 의료진의 개인적인 감정이 섞여들어가 영향을 받는것 자체가 비치료적인 상황이다.
그런 영향들을 줄여나가는것도 의료진 개인의 노력중에 큰 비중을 차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Q. 정신적인 데미지를 받았으면 의사나 간호사의 케어받는 방법
A. 중이 제머리 못깎듯이
의사나 간호사가 이 분야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하더라도
본인 스트레스는 또 다른 치료진의 도움을 받던지 아니면 개인적으로 해소하는 방안밖에 없다.
이해도는 확실히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질환마다 뚜렷하게 나타나는 흔한 증상들이 있으므로
"증상이 발현되는 것"으로 이해하는것이 가장 기초적인 방법이다.
"아 저 사람이 본인의 문제를 나에게 투사하는구나" 이런식으로
정신과적 접근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여담이지만 정신과 관련 치료진, 교수님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이 있는 분들이 많은 편이다.
학부때 듣기로는 정신과 전공을 선택하는 흔한 이유가
80%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싶어서'
20%는 '가족이나 아는 사람이 정신질환을 앓음' 정도라고 생각해도 된다고 한다.
대부분 그러한 뚜렷한 계기나 이유가 있는 자세로 정신 쪽 공부와 연구를 해왔으니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어느정도 더 치료적 관점으로 이겨내는 자세는 분명 있다.
모든 직장이 그렇겠지만 병원이라는 곳의 특성상
내 삶과 병원에 대한 분리가 더욱 중요하다.
의료진이기 전에 사람이고
일은 일이고, 나는 나라는 생각을 해야 정신건강에 좋다.
나는 처음부터 간호사로 태어난것도 아니고
간호사를 빼고 나면 내 전부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업무적으로 탁월해지는 것도 중요한 삶의 부분이겠지만
내가 없으면 결국 모든게 의미가 없는법이다.
출근을 하고 근무복을 입는 순간 프로의 마인드로 집중해서 임해야겠지만
근무복을 벗고 병원을 나서는 순간 나의 일상으로 돌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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